한국인의 특정을 정의할 때 주목하는 단어가 ‘우리’라는 단어라고 합니다. 집도 우리 집이고, 우리 학교, 우리 단체, 심지어 내 엄마라는 말보다 우리 엄마라고 이야기 합니다.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이 강한 사회여서 공동체와 나를 동일시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것입니다.
지난 3월11일 중앙회에서는 아주 뜻깊은 간담회 자리가 마련됐습니다. 프랜차이즈 대표 분들을 모셔서 공유미용실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. 간담회를 마치고 제 개인적으로 드는 생각은 ‘우리’라는 단어였습니다. 협회와 프랜차이즈 미용계라는 한 배를 타고 꿈과 이상향을 찾아 떠나는 동지, 우리였습니다.
이날 간담회에서는 중앙회에서 공유미용실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와 또 정부와 어떻게 협상을 해왔고, 그동안의 활동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습니다.
프랜차이즈를 대표하시는 분들은 어쩌면 미용산업 최전선에 서 있는 분들이십니다. 이 분들은 이미 시장에서 공유미용실을 접했고 누구보다 공유미용실의 장단점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계셨습니다. 몇몇 브랜드에서는 사업 확장과 다각화 측면에서 공유미용실 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진출을 검토한 적도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진출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.
이 분들이 파악한 공유미용실의 한계가 분명하고 사업적으로 성공하기 쉽지 않은 모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 한계를 드러내는 것과 공식적으로 입법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는데 중앙회와 인식을 함께 했습니다.
공유미용실이 미용업을 임대사업으로 전락시키고, 장기적으로 각 매대별 개인주의 심화로 인한 고객서비스의 질 저하에 따른 전체적인 미용실에 대한 이미지 훼손, 미국에서도 소비자와 법적소송이 잦은 선례 등등을 볼 때 득보다는 실이 많은 제도라고 했습니다.
큰 폭탄이 떨어져서 댐이 무너지기 보다는 작은 구멍이 생겨서 무너지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. 공유미용실은 미용시장을 교란시키고 그동안 수십 년 동안 미용인들 즉 우리들이 만들어 놓은 시장 질서를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서 대응해야 합니다.
간담회를 주선한 본회 부설 송영우 연구소장 또한 시장에서 다양한 마케팅을 추구하는 사업형태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문제와 별개로 입법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웠습니다.
공유미용실 도입을 추진했던 행정당국의 입장에서 쉽게 공유미용실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아주 소수의 목소리지만 그러한 형태의 사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완전 철폐까지는 긴 여정이 이어질 것입니다. 댐의 작은 구멍을 막는다는 심정으로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협회가 ‘우리’가 되어 함께 대응한다면 이 어려움 또한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.
서영민 교육원 부원장 ymseo36@hanmail.net